필자가 몸담고 있는 소프트웨어 업계는 다른 업계보다 인력이나 조직의 이동이 무척 빈번한 곳입니다.
필자 주변을 둘러봐도 항상 새로운 사람들이 눈에 띄고, 어제는 보이던 사람이 오늘은 안보이기도 하며, 기술의 변화나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없어지기도 하고 그에 따라 많든 적든 인력의 이동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러한 와중에 조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알게 모르게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중에서 새로운 조직을 맡아 성과를 내야 하는 새로운 팀장들이나 관리자들의 어려움은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팀원들이 받는 어려움에 성과창출이라는 어려움까지 덤으로 배가 된다. 필자도 여러 조직을 거치며 현재의 조직에 근무하고 있지만 이제까지의 지나온 길을 생각하면 그리 쉽게 지내온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변화의 기운을 불어넣어 조직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일환으로 리더들의 자리 이동은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조직에 대한 관련 정보가 부족하거나 조직에서 기대하는 자신의 역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을 경우 새로운 팀장이나 관리자가 조직의 성과 창출에 기여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이러한 시간들이 길어질수록 새로이 조직을 맡은 당사자에게나 조직 전체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조직에 새로운 팀장이 오면 최소한 2~3개월은 조직의 상황을 파악하고 적응하는 기간을 갖게 됩니다. 그 후 2~3개월은 점차 이해의 폭을 넓혀 조직의 성과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짧으면 4개월, 길면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새로운 팀장은 조직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게 되는 것이죠.
필자도 새로운 조직을 맡아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겪을 때는 무척 스트레스를 받으며 그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나름의 고민에 고민을 하며 방법을 생각하거나 가까운 지인이나 선배 또는 믿을 만한 상사를 찾아 조언을 구하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그러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관성의 법칙 벗어나기
고전역학의 기본이 됐던 '뉴턴의 운동법칙'을 기억하시나요? 그 중 '운동의 제1법칙'의 다른 이름이 '관성의 법칙'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관성의 법칙'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외부로부터의 힘의 작용이 없으면 물체의 운동상태는 변하지 않는다'는 법칙입니다. 즉 물체는 외부의 힘이 더해지거나 감해지지 않으면 현재의 운동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는 말이죠. 그런데 뜬금 없이 왠 '관성의 법칙'이냐고요? 새로운 팀장으로 성공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관성의 법칙'을 벗어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타성 벗어나기' 정도일까요?
필자를 포함한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한번 든 습관을 고치기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외부에서 힘이 가해져도 물리학의 법칙과는 다르게 과거에 갖고 있었던 일 처리 방식이나 관행을 고치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이나 조직이 자신의 방식대로 따라오기를 바라며 고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전의 화려한 성공의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 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더 강합니다. 시간도 흐르고 상황도 변했지만 머리 속의 예전 성공의 경험은 아직 변하지 않고 그대로 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변치 않는 고집이 좋은 결과를 도출하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고 오히려 팀의 성과를 저하 시킬 뿐만 아니라 팀의 조화 마저 무너뜨리는 경우도 태반인 것이 현실입니다.
서양속담에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습니다. 새로운 조직을 맡는 사람은 예전의 화려한 성공담을 접어두고 우선 새롭게 맡겨진 역할과 업무에 대한 준비를 새로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준비는 우선 기존에 맡고 있던 일의 마무리를 명확하게 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역할이 바뀌고 조직이 바뀌어도 이전의 일에 대한 인수인계나 마무리가 안돼 있으면 새로운 일의 진행에도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죠.
예전에 필자가 알고 있던 한 명의 팀장도 오랫동안 하나의 팀을 맡아 나쁘지 않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 더 큰 조직의 장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임원 승진대상자가 되고부턴 승진 심사에서 번번이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다른 임원으로부터 전해 들은 말로는 새로운 조직을 맡고도 예전 조직의 일을 명확히 마무리하지 못해 새로운 조직에서의 성과도출에도 실패하고 평가도 좋게 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하던 일에 대한 마무리가 명확히 되면 새로운 임무에 대한 조직에서의 기대함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새로운 역할을 통해 어떠한 성과와 결과를 조직이 기대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조직에서의 성과창출에서 영향을 미칠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여 적용하거나 보완 할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통상적으로 약점에 대한 보완계획은 세심히 준비하나 자신의 강점이 새로운 조직에서의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기 쉽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예전의 화려한 성공의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이러한 강점의 독을 갖고 있기 쉽습니다. 강점의 독이란 과거 성공의 경험과 예전의 강점이 상황과 구성원이 다른 새로운 조직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확신하여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분석 없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지만 자신의 예상과 반대로 성과 창출에 오히려 실패하게 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새로운 조직을 맡게 되면 우선 겸손히 자신을 낮추고 자신이 새로운 조직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이제껏 보지 못하던 새로운 문제나 해결책을 보게 됐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될 때 새로이 알아야 하는 것에 대한 학습준비나 계획도 세워지는 것입니다.
새로운 그물 짜기
일단 나의 부족함을 알았다면 해결방법도 생각해야 합니다. 필자는 이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이제껏 지내온 일들을 돌아보면 수많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았고 필자도 적으나마 도움을 준 적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필자는 새로운 조직을 맡게 되면 우선 기존에 알고 있던 '도움 그물'(필자만의 억지스러운 표현이나 달리 더 좋은 말이 생각나지 않아 계속 사용하는 말입니다^^)을 새롭게 구성합니다. 사실 상대는 자신이 나의 '도움 그물'의 구성원임을 모릅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그물망을 통해 여러 가지 다양한 정보나 데이터 또는 조언을 들으며 이를 통해 많은 문제를 해결해 왔습니다. 이러한 그물망의 구성원은 조직 내에 있기도 하고 때로는 조직의 밖에 있기도 하며 동료이기도 하고 상급자나 하급자이기도 합니다.
특히 새로운 조직을 맡게 되면 새로운 조직내의 도움 그물망 구성원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들을 통해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또는 어떤 기대를 받고 있는지 등 내가 모르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첩보영화의 첩보조직을 연상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사실 필자가 표현을 그렇게 해서지 이러한 그물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독자들도 이미 갖고 있는 그물일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일을 진행하는데 매우 중요하며 그물이 촘촘하고 강하게 구성되어 있을수록 중요한 순간 더욱 큰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번은 여기까지고 다음 글에서 몇 가지 더 이야기를 진행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세상의 초보팀장들에게 희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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